하남 풍산 아파트형 공장
국내 최초로 재무적 투자자에 한정된 공모형 PF(프로젝트파이낸싱)사업이 등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업계는 예상치 못한 사업방식에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향후 건설업계에 미칠 영향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남시도시개발공사는 지난 17일 풍산지구 아파트형 공장 민·관 합동 PF사업을 공모했다.
이 사업은 하남시 풍산 택지개발지구 내 2만7,701㎡의 부지에 아파트형 공장과 업무지원시설, 기숙사, 창고, 근린생활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1,500억∼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남도개공은 공고를 통해 사업신청 자격을 ‘2개 이상의 재무적 투자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 한정했으며, 컨소시엄에는 건설사나 전략적 투자자가 일절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대해 신배식 하남도개공 사업기획팀장은 “그간 공모형 PF사업을 건설사가 주도함으로써 과도한 시공 이윤을 가져가거나 재무적 투자자가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말 그대로 미래 현금흐름을 보고 책임있는 파이낸싱을 담보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로 사업 자격을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공 부문은 사업자가 확정된 후 특수목적회사(SPC)가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토록 할 계획이라고 신 팀장은 덧붙였다.
하남도개공의 사업 타당성 분석자료에 따르면 이번 아파트형 공장의 시공비는 3.3㎡당 240만원으로 산정됐으며, 향후 SPC의 경쟁입찰에서도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하남도개공의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위권대 중견 건설사인 K건설의 K개발영업팀장은 “사업 신청 때 건설사가 일방적으로 용역비를 부담하지 않고 선정 후에도 과다한 지급보증 요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견 건설사인 B건설의 K복합사업팀장은 “시공사가 단순히 도급업체로 전락해 또다시 최저가 경쟁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며 “시공비로 제시된 240만원도 실행이 100%에 가까운 최저 금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선 이 같은 사업방식이 다른 공공기관으로 전파될지는 미지수”라며 “만약 그럴 경우 건설업계는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업에서 공모형 PF 사상 최초로 일정 가격에 토지가 공급돼 주목된다.
하남도개공은 택지가에 금융비용을 가산한 고정 가격으로 토지를 공급하며 이에 따라 토지가 경쟁은 벌어지지 않는다.
하남도개공 관계자는 “그간 문제가 돼왔던 땅값 경쟁을 지양하고 공익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공공개발 사업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고정가로 땅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양충렬기자 cryang@cnews.co.kr 아파트형공장 문의 : 02-868-6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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